왜 우리는 술에 빠지는 걸까, 알콜중독에서 벗어나는 법

<왜 우리는 술에 빠지는 걸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알콜전문 병원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임상 경험을 해온 하종은이라는 의사가 쓴 책입니다.

 

<왜 우리는 술에 빠지는 걸까> 표지

수많은 알콜중독자를 치료하며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회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알콜중독자가 되었던 이유,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술을 놓지 못하는 그들의 특성을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술잔을 놓고 완전한 회복에 이를 수 있을지를 알아보는 분들에게 권하는 책입니다.

 

 

 

 

술을 마시기 위해 우울한 인생을 선택한다

 

"왜 그렇게 술을 마시나요?"

"내 인생이 서글퍼서요. 술에 취하지 않으면 잠조차 오지 않아요."

 

알콜중독자들이 흔히 하는, 술을 마시기 위해 선택한 인생입니다. 내 인생이 힘드니까,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힘들게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잊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마실 수밖에 없다. 이런 논리로 술을 마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실은 어떨까요? 술을 마시는 이유라고 믿고 있던 힘겨운 마음은 사실 속임수에 불과합니다. 술을 내 손에서 빼앗기지 않기 위해 차라리 분노하고 우울한 인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자신이 술을 마시는 행위에 정당성이 보장되니까요.

 

인생이 우울해져서 술을 마시는 게 아닙니다. 술을 마시니 인생이 우울해지는 것입니다. 맨 정신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감정을 다루는 연습을 하지 않고 현실을 술기운으로 지워버린다면 당연히 인생은 점점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집니다.

 

지금 자신이 술잔을 놓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생이 우울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괜한 가족과 직장동료를 탓하며 술을 마시기 위한 이유를 만들어 내지 마세요.

 

 

 

 

중독자는 사랑을 주고받는 능력이 망가진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사랑을 주고받는 능력이 약한 사람들이 중독자가 되기 쉽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도 문제를 겪습니다. 관계가 어그러질 때마다 마음에 상처가 쉽게 생기고 그 아픔을 술로 다스리며 술기운에 그 아픔을 지워버립니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어린 시절 발달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안정된 사랑을 주고받은 경험이 없이 성장하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에도 문제가 생기고 그런 감정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제대로 경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런 혼란한 마음을 술로 지워버리는 데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성장하지 못한 감정을 느끼는 법과 사랑을 하는 방법은 술기운 없이 직면해서 몸으로 겪어보지 않는다면 영원히 키울 수 없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사랑에 대한 소망은 있지만 사랑을 주고받는 능력이 망가진 이들이 알콜중독자입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술잔을 놓고 자신의 감정을 다루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을 경험한다면 그 능력은 서서히 돌아올 것입니다.

 

 

 

 

가족은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중독자가 마신 술에 지배당하게 된다

 

알콜중독자인 아버지가 밉고 무섭습니다. 하지만 어린 그들에게는 아버지를 바꿀 능력도 용기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포와 분노,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기에는 너무 괴롭기에 우리의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는 차라리 아버지처럼 되어버리는 것을 선택합니다. 알콜중독자의 자식들에게 중독이 대물림되는 이유입니다.

 

가족 때문에 힘들어서 술을 마시고 있다는 생각을 바꾸어 보십시오. 내가 마신 술로 인해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건 자신이라고. 내가 술을 마시고 휘청거리는 것은 내 가족의 삶까지 휘청거리게 만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현실이 괴로워서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로 인해 현재가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현실이 괴로워 잊겠다는 생각으로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에게 주위 사람의 말은 들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고 챙겨주는 가족의 말도 잔소리로 들리고 오히려 자신의 불행한 삶의 원인을 그들에게 돌려버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진실의 문을 닫고 분노하며 화를 삮이려고 술을 먹으면 당연히 삶에 더 큰 고통이 찾아오게 됩니다. 그 고통은 천천히 조금씩 찾아올 수도 있고 인생을 바꿀만한 큰 충격으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런 고통의 순간을 겪으며 이런 현실을 잊게 해주는 것이 술이 아니며, 술이 이 고통의 원인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 순간 술에게서 멀어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 잔 정도도 괜찮지 않다

 

술을 끊기로 결심을 하고 단주를 지켜 나가고 있다면 초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단주를 유지하는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수많은 모임들과 유혹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유혹들에 지는 이유는 '한 잔 정도야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헛된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중독자는 애초에 술을 조절할 능력을 잃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중독자이기 때문에 한 잔에 술에 그렇게 집착하고 술을 어떻게든 조절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중독자가 아닌 사람은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당연히 그런 고민에 빠지지 않고 당연히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중독자가 단주를 하고 있다면 절대 한 잔의 술도 괜찮지 않습니다. 한 잔의 술로 갈망의 봇물이 터진다면 또다시 원래의 삶으로 되돌아갈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할 수 있다

 

몇 십 년간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에게 단주 비결을 물어보았습니다. 그 대답은,

 

"당장 오늘 하루 술을 마시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새로운 다짐으로 몇십 년의 단주를 지켜온 것입니다. 그 단주의 기간이 늘어갈수록 멈추어 있었던 인생의 성숙이 찾아오면 조금 더 단주는 쉬워질 것입니다.

 

그렇게 하루를 버텨내는 마음으로 예전의 중독된 삶에서 벗어나 새로이 인생을 성숙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낸다면 인생 전체에서 술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시간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독이라는 시련을 이겨낸다면 우리는 진정한 자신의 인생을 사는 길로의 회복에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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