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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꼬막손 칼럼

술 권하는 사회에 대한 생각 20대에 즐겨하던 RPG게임 아이템 중에 '망각의 눈물'이라는 것이 있었다. 구하가기 어려운 아이템이었는데 지금까지 배웠던 스킬을 다 없애주고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스킬 포인트를 원래대로 돌려주는 아이템이었다. 캐릭터를 잘못 키워서 레벨은 높은데 PK에서 힘을 못 쓸 경우가 스킬을 잘못 배워서 그런 경우가 많았다. 그걸 원래대로 돌려주는 아이템. 인간의 삶에도 그런 아이템이 있다면... 잘못된 길로 들어서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 인생을 삭제하고 다시 되돌려 준다면? 그야말로 마법 같은 일이며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될 아이템일 것이다. 그만큼 시간을 다시 돌릴 수 있다는 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본 적 있는 욕망일 것이다. 하지만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이기에 우리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 더보기
자존감, 그리고 실패라는 두려움 난 보고서를 작성할 때면 몇 번씩 확인을 한다. 오타는 없는지, 좌우 여백은 적당한지, 띄어쓰기는 잘 되어 있는지, 문맥에 맞지 않는 말은 없는지 등등 집청소를 할 때도 한 번에 다 끝내야 한다. 세탁기에 빨래를 돌려놓고 거실, 주방, 안방, 작은방 그리고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끝낸 후 샤워를 하면서 화장실 청소까지 한다. 나에게 집청소란 집 전체를 하는 것이었다. 제대로 하지 않을 거면 시도하지조차 않는다. 어느 순간 나의 생활태도를 잘 표현하는 말이 되어 버렸다. 듣기에는 좋을 수 있다. 무슨 일이든 완벽히 한다는 말인데, 다르게 해석하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조금 살을 붙이면 어떤 일을 제대로 하려면 준비가 많이 필요한데 그것이 하기 싫어서 시작하지 않는다.. 더보기
좋은 아빠에 대한 생각, 자식의 인정욕구를 채워주자! 성인이 된 이후로 본가에 다녀오면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았다. 특히 명절 같이 부모와 오랜 시간을 보내고 오면 더욱 그랬고, 이런 마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심해졌다. 누구는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만으로 위로와 위안을 받고 충만함을 느낀다는데 난 도대체 왜 이럴까? 마음속 어디 하나가 고장 난 것이 아닐까? 나의 마음속에는 나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에게 가지는 원망과 더불어 인정받고 위안을 얻고 싶은 욕구가 공존하고 있다. 왜? 부모는 '자식 잘 되라고 하는 거지'라는 생각으로 무장한 채 항상 자식을 다그치고 못마땅해하며 칭찬에 인색한 것일까? 왜? 자식은 '나는 누구의 인정도 필요하지 않아. 나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 거야'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부모의 마음은,.. 더보기
책을 읽고 나면 조바심이 난다 책을 읽고 나면 조바심이 난다. 성공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들여다보노라면 꼭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이 의미 없어 보이고 당장이라고 책에 쓰인대로 내 삶을 바꾸어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다니던 직장과 쌓아온 인간관계도 부질없어 보인다. 지금이라도 이런 괴리를 벗어나려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살아야만 할 것 같다.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그리고 N잡, 디지털 노마드를 이루어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의 삶을 꿈꾼다. 요즘은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면 얼마 읽지도 않고 책에 나온 삶에 몰입되어 버린다. 그만큼 지금껏 살아왔던 삶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방증인 것인가? 한편으로는 40년 살아온 삶의 방식을 순식간에 바꾸려는 마음이 들도록 책이 잘 쓰인 것이.. 더보기
평생 양보하고 친절하다가 인생이 아무거나가 된다 마흔의 사춘기를 격하게 보내며 조금은 단단해졌다고, 조금은 커졌다고 생각했건만 아직 이리도 흔들린다. 나는 여전히 남에게서 내 존재를 보고 있다. 아직도 나의 친절이 남을 기쁘게 해 줄 것이라는 망상으로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은 친절을 베푼다. 그리고 내가 기대했던 반응이 되돌아오지 않으면 마음이 상한다. 상대방에게는 과한 참견으로 자존감에 상처까지 줄 수 있는 그런 행동들을 하고서는 말이다. 사람은 응당 남에게 베풀고 친절해야 한다는 머릿속의 목소리가 나를 조종하는 것인가?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아내에게조차 그런 목소리가 나를 이끈다. 나는 왜 내 수고를 들이면서까지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을 일에 목을 매는 것일까? 나는 왜 내 친절이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것일까? 그리고 나는 왜 상대방에게.. 더보기
남자는 아들을 직접 길러봐야한다, 아빠의 육아가 필요한 이유 나는 결혼이 늦은 편이다. 서른일곱에 결혼을 해서 마흔에 첫 아이를 낳았다. 간절히 아이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식을 가지게 된다면 딸을 가지고 싶었다. 왠지 나와 닮은 남자아이를 대면한다는 것이 꺼려졌고 무언가 불편한 감정을 일으켰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결혼을 했다면 응당 자녀를 가져야 하고 특히 남자는 아들을 제 손으로 길러보라고 꼭 추천하고 싶다. 남자아이를 낳고 아내와 공동육아를 하는 2년 간의 기간이 지금껏 살아왔던 40년의 인생보다 나에게 더 큰 변화를 주었다. 성별 따질 것 없이 자식을 낳아 기르는 일 자체가 숭고하며 많은 가르침을 주는 것이지만 나는 동성의 자식을 낳아 길러 보는 것이 개인의 성장에 더 큰 더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남자는 사내아이를, 여자는 딸아이를 길러보는 경험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