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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책리뷰

당신이 옳다, 공감능력을 키우자

우울증, 번아웃, 무기력증, 자신감 상실 등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이런 심리적 탈진 상태를 종종 경험하고는 합니다. 이런 상태에 빠진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그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해결책이 담긴 충고와 조언일까요? 이 책의 작가는 당당히 아니라고 말합니다.

 

당신이 옳다당신이 옳다
당신이 옳다 책표지

'당신의 마음은 무조건 옳다'라고 진정한 공감을 하여 주는 것이 마음이 무너진 사람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합니다. 오늘의 책리뷰는 그런 진정한 공감능력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 정혜신 작가의 <당신이 옳다>입니다.

 

 

 

 

공감이 중요한 이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기대와 욕구에 끊임없이 나를 맞춰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착실한 학생으로, 직장에서는 회사가 바라는 인간상으로 살아가도록 요구받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진정한 자신을 잘 지워 나가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는 역설적인 상황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런 삶에서 진정한 자신이 사라져 감을 느끼게 되면 우울증, 공황장애, 분노, 심지어는 폭력 같은 극단적인 행위도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가 일어나기 전에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마땅한 사람이라고 느끼는 마음)을 갖게 되면 그 사람은 안정감을 찾고 심리적 공황상태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공감이란 이렇게 자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주는 행위입니다. 자신의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거부되지 않고 공감받는다면 그 사람은 더할 나위 없는 안정감을 얻게 되므로 공감이 이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진정한 공감이란?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합당한 이유가 있을 거야.'라는 믿음으로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고 입장을 이해해 보는 것이 진정한 공감입니다.

 

나는 당신의 존재에 주목할 용의가 있고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의향이 있다는 자세.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너의 그런 감정은 무조건 옳다'라고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 주는 것이 진정한 공감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공감이란 상대방의 말을 무조건 들어주고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말이 일리가 있어도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생계를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런 행위를 한 상대방의 마음에는 공감할 수 있지만 범죄행위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진정한 공감을 하려면?

상대방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필요한 말은 나의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 아닙니다. 이런 말들은 상호 교류하는 언어가 아닌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라는 전제하에 이루어지는 일방적인 언어입니다. 이런 언어로는 공감을 이룰 수 없습니다. 진정한 공감을 위해서라면, 그 사람의 감정과 그 사람 존재 자체에 대한 말을 들어야 합니다.

 

만약 대화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 사람 존재 자체에 대한 물음이 필요할 것입니다. "요즘 직장생활은 어때?"라는 물음보다는 "요즘 마음이 어때?"라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학교, 직장, 직위, 평판 등 그 사람을 둘러싼 껍데기가 아닌 본질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대화가 이런 과녁에서 벗어났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비춰 줄 수 있는 적절한 질문을 대화 도중에 종종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심리학은 정적심리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나와 내 옆사람의 내면을 이해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심리학을 추구하고자 명명한 것입니다.

 

적정한 때에 적정하게 쓰일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주위사람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심리학입니다. 그리고 이런 적정 심리학의 바탕은 상대방과의 공감입니다.

 

아내가 말하는 저는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물론 저도 인정하는 바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사람의 말에 공감하지 못하고 지적이나 충고만 해댄다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저는 왜 공감능력이 부족할까요?

 

제가 공감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기 전까지는 저는 선입견 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무언가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시점이 오면 늘 상대방 탓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든 충고를 하려고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습관의 고리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저렇게 행동을 한 이유가 있을 거야,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라는 생각이 아닌, '저 사람은 행동 방식이 문제야, 저걸 고치면 문제가 없을 것인데 왜 계속 똑같은 이야기만 할까?"라는 생각으로 대화에 임했던 것입니다.

 

이런 선입견을 가지면 상대방의 말이 좋게 들릴 리가 없을 것입니다. 무슨 말이든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게 되고 상대방도 그것을 느끼게 되면 더욱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기 쉽습니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에게 분노만 심어준 꼴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편견, 선입견이 진정한 공감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합니다. '네가 그렇게 한 것은 분명 합당한 이유가 있을 거야. 그래 네가 그렇게 느끼는 것이 당연해!'라는 말이 타인과의 대화에 필요한 것임을 느끼게 해 준 책입니다.

 

상대방의 진솔한 감정을 듣고 공감하면 나 자신도 치유되는 경험을 종종 느끼고는 합니다. 충고나 조언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충만한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진정한 공감을 하기 위한 노력으로 읽어보기를 권해드리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