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본 글이 생각이 납니다. 인사담당 직원이 실수로 전 직원의 연봉자료를 공개해 버렸다는 이야기인데요. 연봉이 공개된 후에 회사는 초토화가 되었고 담당자는 물론 여러 직원들이 갈등으로 인해 퇴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직원의 연봉을 비밀로 다루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만큼 난감한 일이 없었을 것 같은데요. 사람들은 왜 이렇게 자신과 타인의 연봉정보에 민감할까요?
사람들은 흔히 타인들은 과소평가하지만 자신은 과대평가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워비곤 호수 효과'라고 하는데요. 오늘 포스팅은 이런 워비곤 호수 효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워비곤 호수 효과란?
워비곤 호수는 미국의 작가 개리슨 케일러의 작품 <워비곤 호수>에 등장하는 가상의 지명입니다. 이 워비곤 호수에서는 모든 남자가 강인하며 여성들도 모두 아름답습니다. 더불어 아이들도 모두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고요. 한마디로 모두 잘난 사람들만 모여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워비곤 호수에 사는 사람들처럼 자신이 대단히 똑똑하고 매력적이며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라고 믿는 현상, 즉 우월함 환상에 빠지는 현상을 워비곤 호수 효과라고 합니다.
이런 워비곤 호수 효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보다 능력이 뛰어나고 창조적이며 매력적이라고 착각한다고 합니다. 직장인 중 '나 정도면 평균 이상이지'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80% 이상이라고 하는데요. 자신을 과소평가하며 자기 비하에 빠져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대망상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습니다.
내가 더 잘 낫어라는 과대망상
나는 평균이상이고 남들보다 잘 낫어라는 생각은 그 생각만으로 자기 충족적 예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능력이 있고 그런 능력을 잘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에 한할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런 우월함 환상은 자신의 실제 가치를 왜곡하는 현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평균이하의 연봉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의 연봉을 안 이후에 자신의 능력을 생각한다면 이건 부당한 처사라고 회사에 항의하다가 사표를 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 비슷한 연봉으로 새 직장을 구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운전을 할 때도 이런 우월함 환상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운전을 잘하고 내 차를 누구보다 잘 다룬다는 자신감은 사고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 됩니다.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자신이 도로상황과 자신을 차량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믿지만 그런 사람들일수록 사고가 자주 나는 것은 왜일까요?
수많은 법정공방이 오고 가는 것도 이와 같은 워비곤 호수 효과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정의롭고 상대방은 옳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소송을 시작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재판은 대개 초기부터 법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하게 드러나는데요. 양심 있는 변호사가 시작해 봐야 지는 재판이라고 송사를 말려도 자신이 옳다는 생각으로 지는 재판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허다한 것도 이런 우월함 환상 때문입니다.
내가 틀렸다는 가능성
다툼이 생기고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고 금전적 손해까지 보는 경우에도 이런 우월함 환상이 원인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어'라는 생각이 다툼을 만들게 되고 자신이 옳다고 굳건히 믿으며 손해가 나는 상황까지도 감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남은 과소평가하고 자신은 과대평가하는 현상은 보편적인 인간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던지 내가 남들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때면...'혹시 나는 지금 우월함 환상에 빠진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실제의 나와 상상의 나의 거리감을 좁혀 줍니다. 나의 진정한 능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게 하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다툼과 갈등의 상황에서 한 발 물러서게 해 줍니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 항상 이런 가능성을 생각하는 습관은 우리의 삶을 한 층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